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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팁

실외기 커버에서 말벌 벌집을 만나다

by 왕만두엄마 2023. 8. 7.

어제 우리 아기만두는 노을이 보고 싶다고 했다.
하늘이 핑크색이라 이쁘다고. 우리는 옥상에 올라갔다.
 
올라가서 우리 실외기를 보는데  실외기 커버가 또 벗겨져서 옆으로 누워있었다.
이 커버는 은박지로 되어어있고 양옆으로 탄력있는 끈으로 연결해서 고정시키는 물건이다.
벌써 세번짼가.
바람에 날아가지 말라고 벽돌을 두 개나 얹어놨는데도 벗겨지는걸보니
실외기 커버는 우리집이랑 인연이 없나보다하고 둘둘 말아 갖고 내려왔다.
 
바닥에 두고 쓰레기 봉투를 새것을 꺼내서 넣으려고 드는순간
말벌 세 마리가 튀어나오면서 한 마리는 내 팔을 쏘고 두마리는 날아감.
비명을 지르고 내 팔을 보니 빨갛게 피가 나오고있었다.
벌이 크니 침도 큰가봄. 이걸보고 나는 눈이 뒤집어짐.

생각보다 아팠음. 침이커서 피도맺힘


 
엄마가 되면 아이를 위해서 초인이 된다는게 맞는것 같음.
보통 나라면 바로 집을 버리고 문닫고 나오는데
내 아기만두 쏠까봐 바로 전기모기채를 들고 뛰어다님
최소 3cm는 되는 말벌이였는데 벽에 붙어있을때 벽으로 모기채를 붙여서 모기잡듯이 마구 지졌음.

모기는 작아서 타닥 타닥 하고 죽어버리던데
얜 부피가 있어서 그런가 열 번은 지져도 죽지 않음 그래도 모기채에 걸려있어서 다행이면 다행이랄까.
가만히 있을 때까지 계속 지졌음 + 내 비명은 옵션임. 눈이 뒤집어져도 이건 무서웠음.
손대기가 무서워서 변기에 탁탁 쳐서 떨어지면 물에 흘려보냄.(벌 다리가 털이 많아서 그런지 잘 안떨어졌음)
그렇게 두마리는 잡았는데 한마리가 보이지 않음.
일단 안보이니 어디 숨었나 싶어서 빨리 저 커버부터 버려야겠다 싶어서 다시 집으려고 살짝 드는데
벌집같은게 보이는게 아닌가!!!!
 
머리가 하얘지는 것 같았음
바로 그대로 싸서 미친듯이 옥상으로 갖고 올라가서 옥상에 던지고 문을 닫음.
 
그리고 마구 집으로 달려옴
눈물이 나올것같았지만 아기만두가 있으니까 울면 안됨. 내가 동요하는걸 보면 아이는 더 무서워하니까.
집에오니 아기만두가 엄마 거실 천장등에 벌이 있는것같아요 그림자가 보여요. 라고 함.
저기 들어가면 벌레들이 보통 잘 못나오는것같으니 조금 제쳐두고
생각을 하고 수습을 좀 해보자 싶었음.
 
팔이 빨갛게 부어오르고있어서 물에다가 팔을 대고 있었음.
아기만두가 카드로 쏘인 팔 부분을 긁으면 침이 빠진다고 했다.
내 체크카드를 갖고와서 날 주길래(내새끼 기특하지 ㅠㅠㅠ) 두어번 긁었는데 빠졌는지 모르겠음.
그리고 냉찜질을 해야한다고 날 졸졸 따라다님
 
일단 대충 팔은 해결했으니 
벌집은 119 신고하는거라고 알고는 있었는데 확신이 안서서 검색해봄. 신고가 맞았음.
그래서 바로 전화를 걸어서 우리집 주소를 알려주고 나는 쏘였다고 말해줌.
전화받으시는 분이 호흡곤란이나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뛰거나 하는 증상이 있냐고 해서 
그런건 없다고 했음. 바로 119차 보낼테니까 대기하고 있으라고함.
 
맥이 풀려서 앉아있으니 
아기만두가 냉찜질 거리면서 붙어있음. 어디서 배웠냐고 물어보니까 학교에서 배웠다고 한다.
우이야... 요즘 초등학교는 실용적인걸 가르쳐주고있구나 싶어서 속으로 감탄 했음.
(나는 카드로 침 긁어낸다 같은건 모르고있었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와서 상황 다시 얘기하고 우리집 위치가 좀 특이해서 조금 돌아오셨지만 전화하고 10분만에 오셨음
아기만두랑 같이 1층으로 내려가서  애는 두고 
소방대원 두 명이랑 같이 옥상으로 올라감
 
한분이 먼저 정찰 가신대서 위치 알려드리고
다른 한분은 옷? 입으시고 모기장이 둘러진 모자를 쓰시고 같이 반대편 문으로 나감.
(우리옥상은 문이 양쪽으로 있음)
나갔더니 정찰하시는분이 없다고 해서 
거기 던져놓은 은박지(실외기커버)안에 있었던것 같은데 없냐고 멀찍이 외침.
슬쩍 들어보시더니 있다고 하시고 긴 대롱이 있는 모기약 같은걸 연기가 날정도로 많이 뿌리셨음.




 그리고 내려가는 길에 우리집 거실 전등에 있는 말벌 도 좀 죽여달라고 부탁해서
전등을 떼내시고 잡아주셨음.
너무나 소방대원분들 고마웠음.....
 
가시고 난뒤에 많은 일이 있어서 기가막혀서 앉아있으니
다시 그 번호로 전화와서 
아까 팔 부분 봤지만 그래도 혹시나 호흡곤란이나 심장이 빨리 뛰면 119를 부르거나
근교의 병원에 내원해서 진료를 받으라고(일요일 저녁인데....???) 해주셨음.
 
 
실외기 커버에 벌집 짓는 일이 많나 싶어서 검색해보니 그러는 경우는 거의 못봤고 
https://blog.naver.com/kyjsea0109/222333758163 이 블로그에  실외기에 벌집 짓는 경우가 있다고 적혀있는걸보니
실외기에 지으려다 커버에 지은것같다.
 
 
 
오늘 회사 사수님께 말하니까
벌을 잡으려면 에프킬라를 뿌리고 둘둘만 신문지 같은걸로 패대기를 쳐야한다고 한다.
전기모기채로는 잘 안잡힌다고 ...... 허얼.... 정말 나는 위험하게 대처했구나 싶었다.
 
이건 소방대원도 에프킬라 뿌리라고 말씀하셨던걸 봐선 벌잡는데 에프킬라가 최고인가보다.
집에 에프킬라 쓸일이 거의 없어서 다 써가는거 버리고 안사야지 했는데 필수로 갖고있어야겠다.
 
우리집 뒤가 산이다 그래서 벌들이 오는건가. 
집이 산 중턱이라서 바람이 쎄서 자꾸 뒤집어져서 틈이 생기니 거기다가 벌집을 지은건가 싶다.
실외기 커버를 살때는 딱 고정되게 써야 하나 보다.
 
 
 
그리고 다 끝나고 엄마한테 징징대면서 문자 넣으니...

쿨하시다.....


 
소바대원들이 벌집은 챙겨갔는지 모르겠지만
실외기 커버는 다시 수거해서 버려야할것같으니 퇴근후에 다시 옥상에 올라가봐야겠다.
혹시 모르니까 실외기도 한번 봐야지...... 멀찍이서.

실외기엔 벌집이 더  없었다. 다행

난 이제 실외기커버트라우마생길꺼다

사진으로보니 똥같이 찍히네. 흠.

여튼 말아서 쓰레기통에 넣어둠.
이거저거 더넣어서  빨리 내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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